헬베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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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vetica

1. 개요2. 상세3. 장점4. 단점

1. 개요[편집]

1957년에 스위스(헬베티아)의 하스(Haas) 활자 주조 회사에서 막스 미딩거(Max Miedinger)와 에두아르드 호프만(Eduard Hoffmann)이 개발한 대표적인 로마자 산세리프 글꼴. 네오 그로테스크 디자인에 속하는 디자인으로서 19세기의 유명한 글꼴인 악치덴츠-그로테스크(Akzidenz-Grotesk)와 여타 독일, 스위스 도안의 영향을 받았다. 20세기에 널리 쓰였으며 1950년대와 1960년대의 스위스 디자이너들의 작업으로 등장한 국제주의 타이포그래피 스타일의 대표작이다. 당초 이름은 '노이에 하스 그로테스크'였으나 라이노 타이프 사의 승인을 얻고 스위스의 라틴어 형용사인 헬베티카로 개칭되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산세리프 글꼴이다. 당신이 오늘 하루 광고나 인쇄물을 통해 읽은 로마자들 중에 헬베티카 글꼴로 쓰여진 글귀가 하나 이상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헬베티카라는 이름은 타이포그라피나 인쇄 디자인에 관심이 없는 대다수의 위키니트들에게 매우 낯설 수 있지만 당신은 이미 이 글꼴로 쓰여진 글귀를 셀 수 없이 많이 보아 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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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로고들의 로마자 글꼴은 모두 헬베티카이다. (단, 위 사진의 LG 로고는 예전 로고이다. 2015년부터 변경되어 사용되고 있는 LG 로고에는 LG 자사 글꼴을 사용하였다.)

매우 널리 쓰이는 글꼴인 에어리얼(Arial)과 생김새가 비슷하여 이 폰트가 헬베티카인지 아닌지 알아보기 힘들 수도 있지만, 쉽게 알아볼 수 있는 특징들이 몇 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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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 글씨가 에어리얼, 분홍색 글씨가 헬베티카 글꼴로 쓰여진 것들이다.


  • 좁은 너비의 소문자 f.

  • 정사각형 비율의 소문자 s.

  • 에어리얼보다 더 둥근 꼬리를 가진 대문자 R.

  • 소문자 a의 꼬리부분이 바깥으로 휘어져 있음.

  • 에어리얼과 달리 글씨 끝자락이 수평 수직임.

  • 헬베티카의 G의 발톱(spur)은 잘정리되어 에어리얼보다 윤곽이 뚜렷함.

  • 숫자 1에서 상단 발톱의 각짐이 에어리얼과 다름.

  • 헬베티카 대문자 Q의 삐져나옥 획은 정확한 직선이지만 에어리얼은 뱀같은 커브 모양.



그래도 생김새가 상당히 비슷하기 때문에 윈도우에서는 대체 글꼴로 에어리얼이 선택되는 경우가 많다. 헬베티카가 없을 경우에는 에어리얼이 나오도록 CSS에 세팅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Arial이 생긴 이유는 애플사와 달리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는 헬베티카의 사용권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헬베티카와 비슷한 글씨체를 만들어내야 했기 때문이다. 애플사가 초창기 때 했었던 프로젝트가 폰트의 디지털화 작업이었는데, 이 당시에 사용권을 얻어낸 것이다. 그래서 macOS에는 헬베티카가 기본적으로 설치되어있다. 그리고 물론 글꼴 덕후답게 Arial도 기본으로 설치되어 있다.

2. 상세[편집]

일반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글꼴이 Arial이라면 Helvetica는 디자이너들이 가장 좋아하는 폰트라는 이야기가 있다. 헬베티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산세리프 글꼴이다. 당연히 사용되는 곳도 아주아주 많다. 노스페이스, 3M, BMW, 지프, 삼성, 가와사키, 루프트한자, 맥도날드, 미쓰비시 전자, 모토로라, 파나소닉, 필리핀 항공, 타겟등등 우리에게 친숙한 수많은 유명 회사들의 로고는 헬베티카로 쓰여져 있다.

애플iOSOS X의 기본 영문 글꼴로 Helvetica Neue를 사용하였다.[1] 또한 모든 macOS 시스템에 Arial, Futura, Geneva와 함께(!) 시스템 기본 글꼴로 Helvetica, Helvetica CY, Helvetica Neue 3종 모두 수록하고 있다. 캘리그라피 덕후 아니랄까봐...갤럭시 휴대폰에도 내장(Helvetica S 폰트)되어 있었으나, 갤럭시 S4를 기점으로 Samsung Sans로 교체되었다. 脫카피

미국 정부도 곳곳에 헬베티카를 자주 사용하고 있으며, CNN, 영국의 channel 5 등 세계 유수의 언론사 및 방송국들도 헬베티카를 오랫동안 사용 해 왔다. 사용처를 일일히 나열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냥 엄청 많이 쓰인다. 매우매우 많이. 아랍 문자, 태국 문자, 히브리 문자 등의 非알파벳 문자를 헬베티카화 한 것 역시 존재한다. 구글에서 arabic, thai, hebrew 등에 helvetica를 검색하면 쫙 나온다.

3. 장점[편집]

헬베티카가 이렇게 다방면에서 큰 사랑을 받는 이유를 몇가지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 폭넓은 활용성
    헬베티카는 어디에 사용해도 어울리는 폭넓은 활용성을 가지고 있다. 이전의 서체들은 장식적인 측면이 강했으나, 헬베티카는 과장이 없고, 신뢰감을 주는 형태의 글꼴이다. 매우 중립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서체이며, 그러한 특성 때문에 길거리의 표지판 부터 세금 고지서와 같은 주요 서식류에 쓰여지는 등 폭넓은 활용성을 가지고 있다.

  • 가로 세로 비율이 거의 일정하다
    이는 헬베티카가 글자가 차지하는 공간과 여백의 비율까지 계산해 만들어진 글꼴이기 때문이다. 글씨 자체가 기하학적으로나 조형적으로 아름답고 보기가 좋다.

  • 글자의 끝머리에 돌출된 모양이 없다
    붓이나 펜으로 글씨를 쓸 때 생기는 글자 끝머리에 돌출된 부분을 ‘세리프(serif)’라고 하는데, 헬베티카는 세리프가 없다. 세리프가 없어 공간에 글자를 배열할 때 수평과 수직에 잘 맞물린다.

  • 공격적인 마케팅
    헬베티카는 유료 글꼴로써, 1960년대에 공격적인 마케팅을 했다. 게다가 헬베티카는 스위스 국제주의 양식 타이포그래피의 시대에 사용된 거의 유일한 활자체였다. 이러면 널리 사용 안되는게 오히려 이상할 수도...


마지막 항목을 제외하고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범용성 및 조형미가 뛰어나서 인기가 있다.'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대학의 교수는 편집 디자인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굴림체는 절대로 쓰지 마라. 어떤 영문 폰트 쓸지 모를때는 그냥 헬베티카 써라(...)" 라는 말을 남겼다는 카더라가 있다. 실제로 어디에 넣어도 크게 튀지 않고 나름 조화롭게 녹아드는 뛰어난 범용성을 자랑한다.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헬베티카는 스위스 모더니즘을 담고 있는 글꼴이라 할 수 있다.[2] 1950, 60년대 스위스의 모던 타이포그래피 양식은 디자이너의 주관이나 개성적인 스타일 보다는 전달해야 할 내용의 객관적 해석과 이를 명확하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사진, 그림, 텍스트 등 다양하고 복잡한 요소들에 질서와 통일성을 부여하는 그리드 시스템과, 그 그리드에 딱 맞는 간결하고 가독성 높은 글꼴 헬베티카는 스위스 모더니즘의 전도사가 되어 전 세계에 확산되었다.

헬베티카의 인기는 글꼴이 주는 정확함, 정교함, 신뢰의 이미지 덕분에 1960~70년대에 정점을 이루게 되었고, 이 이미지 덕분에 수많은 기업들과 단체들이 헬베티카를 디자인의 대상,영역 구분 없이 넓은 방면에 쓰게 되었다. 그야말로 국적과 계층을 초월하여 모두를 위한 디자인을 하고자 했던 모던 디자인의 정신을 실천한 폰트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4. 단점[편집]

헬베티카는 엄청난 파급력으로 그로테스크 계열 산세리프 글꼴의 표준이 되었으며, 머지않아 전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글꼴이 되었다. 하지만 당시(5-60년대) 그래픽디자인 업계에서 헬베티카와 같은 그로테스크 산세리프 스타일의 서체가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헬베티카가 판을 치는 것을 경계하는 디자이너들이 더러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로 미국 그래픽디자이너 폴 랜드(Paul Rand)는 자신의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했다고 한다.

헬베티카는 디스플레이용[3]으로 쓸 일이지, 본문 텍스트[4]에는 절대 쓰지 말라.
헬베티카를 본문에 쓰면 개똥같이 보이기 때문이다(because Helvetica looks like dogshit in text).


폴 랜드의 이같은 발언은 그가 활동하던 시대가 "본문 = 세리프 서체" 라는 공식이 아주 단단히 박혀있던 시대였음을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사실 샌-세리프 서체는 출력해서 보면 모니터와 볼 때와 달리 읽기가 힘들다 그 이유는 출력물을 읽을 때 햇빛이던 조명이던 빛을 등에 지고 읽는 것이기 때문에 세리프 서체처럼 꼬리가 없는 글은 읽기가 힘들다. 반면에 모니터는 빛이 바로 눈으로 오기 때문에 산세리프 서체처럼 간결한 글씨체가 눈에 읽기 편하다.

"디스플레이용으로 쓸 일이다" 라고 발언한 것은 당시 헬베티카와 같은 그로테스크 산세리프 스타일의 서체가 나타난지 얼마 안된 시점이라 그 모양새가 익숙하지 않음에서 나온 발언임을 알 수 있다.[5][6] 실제로 헬베티카는 획의 굵기 차이가 거의 없으며, 장방형에 가까운 형태에다 X-HeightAscender 의 높이 차이가 크지 않아 읽기가 수월하여 본문용 서체로도 적절한 서체로 평가 받는다.[7]

하지만 악치덴츠 그로테스크 서체를 약간의 손만 보고 모체가 된 서체의 개성이 거세된 채 출시되었다는 점[8]과 구색 맞추기 식으로 억지로 만든듯한 이탤릭체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9] 일부 반대파중 아드리안 프루티거가 디자인하여 헬베티카와 같은 해에 출시한 글꼴 '유니버스'를 더 높게 치는 사람들도 있으나[10] '유니버스' 역시 헬베티카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진 못했으며 이후 '근본을 잃은 모양새' 와 '억지스러운 이탤릭체'는 그로테스크 산세리프 스타일 서체의 고정적인 비판이 된다.

이후 80년대의 그런지 스타일 디자이너들은 '헬베티카는 파시즘에 가까운, 상상력을 제한하는 딱딱한 서체다.'라는 비판을 하기도 하였다.

[1] iOS 9과 OS X El Capitan부터는 애플이 자체 제작한 San Francisco를 사용 중이다.[2] 스위스의 공식 국호가 헬베티아 연방(Confoederatio Helvetica)이다. 한국으로 치면 한반도체 같은 이름[3] 디스플레이용 서체의 경우 제목으로서 눈을 끄는 장식이 주 역할이기 때문에 특징적이고 인상적인 형태를 요한다.[4] 본문용 서체의 경우 텍스트를 읽음에 있어 부담이 없어야 하기에 높은 가독성과 시각적 균형을 요한다.[5] 태어나서 지금까지 바탕체로 쓰인 한글만 보다가 고딕체의 한글을 보는 느낌일 것이다[6] 실제로 폴 랜드는 매우 완고하고 보수적인 성격을 가진 인물이었다고 평가된다[7] 이는 헬베티카로 본문이 쓰여진 수많은 영문 웹사이트가 증명한다[8] 실제로 악치덴츠 그로테스크를 개선하려는 의도로 만들었다고[9] 세리프 서체의 이탤릭체는 전체적인 인상은 남겨두고 기울인꼴을 거의 새로운 모양으로 디자인 하였지만 그에 반해 그로테스크 계열 서체들의 이탤릭체는 대충 기울여놓은듯한 인상을 준다[10] 21개의 서로 다른 웨이트와 자폭을 가진 글꼴을 모은 최초의 서체로서 서체에 '패밀리'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한 서체. 유니버스 하나만 있어도 다른 서체 필요없이 디자인을 완성시킬 수 있을 정도로 볼륨의 다양함을 자랑한다.